(음반추천64) 리스트의 헝가리광시곡 / 치프라(피아노) &

리스트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지적인 용모에 세련된 무대 매너까지 갖춘 리스트는..
많은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리스트가 손을 씻은 물을 사기 위해 여자들이 싸우기도 했고..
손을 보호하기 위해 트레이드 마크처럼 늘 녹색장갑을 꼈으며..
연주를 시작하면 여자들이 졸도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요즘 10대들의 우상인 연예인들 못지 않았나 봅니다^^

그러나 리스트는 이러한 외적인 면만 아니라..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당대 피아노의 대가인 쇼팽과의 관계에서.. 주변 사람들은 라이벌로 의식했지만..
리스트는 한차원 높이 생각해서 질투보다는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 훌륭하면
소개하여 자신이 연주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원동력은 자기 음악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 아니었을까요?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은 그 어떤 음악보다 화려하고 기교적입니다..
피아노곡이었던 헝가리랩소디가 관현악으로 편곡되어 주로 연주되지만..
피아노음악으로도 남아.. 더욱 생명력을 발하는 것은
피아노 한대로 연주하지만 그 화려함과 기교가 수그러 들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오히려 피아노 한 대로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올까 싶을 정도로 웅대합니다..

"유럽의 동양"이라고 불리우는 나라.. 헝가리..
정서가 상당히 동양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민속음악에서는 더욱..
헝가리의 민속음악을 고전음악으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두 곡이 있습니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과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입니다..

헝가리의 민속음악하면.. 무곡의 하나인 '차르다시'가 유명한데..
느린 템포의 '라산'조와 급격한 빠르기의 '프리스카'조..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 무곡의 형태입니다..

이를 근거로 헝가리의 피가 흐르는 리스트가 작품을 쓰지 않았을 리 없었지요..
민속무곡을 선택하여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 '헝가리광시곡'를 19곡을 작곡합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리스트 자신의 혼이 담아..

처음에는 피아노 곡으로 작곡되었는데..
후에 제자 도플러에 의해 6곡이 오케스트라곡으로 편곡되었습니다..
현재는 피아노곡도 연주되지만.. 오히려 오케스트라곡으로서 연주되는 일이 많은..

특히 제2번은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누구나 즐겨 감상하는 장대하고 화려한 곡입니다..
앞서서도 언급했지만 느림과 빠름이 혼합되어 있는
춤곡 "차르다시"의 효과가 여실히 들어나는 작품입니다..

이 곡의 시작은 낮은 현악파트의 느린 분위기로 슬픔을 자아냅니다..
그러다가 얼마가 지나면 현란한 현악기가 등장하여 밝은 분위기로 바뀌어
아름답고 정서적인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슬픔의 그늘은 감추지 못합니다..
후반에서는 반대로 빠르고 풍부한 선율이 나타나는 춤곡으로 클라이막스를 이루다가
다시 조용한 선율로 끝이납니다..

음반추천입니다..
6곡으로 이루어진 관현악 편곡 형태의 음반선택이 폭이 넓습니다..
19곡의 피아노곡은 리스트 스페셜리스트들의 연주로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 특이한 연주자 프랑소아가 있듯이..
리스트 스페셜리리스트로서 같은 헝가리 출신의 독특한 연주자 치프라가 있습니다..
관현악 연주로는 치프라와는 다른 표준적 명연의 쿠르트 마주어의 음반을 소개합니다..

★ 조르주 치프라(피아노) / 1958년 모노녹음 / EMI

헝가리 작곡가 리스트의 작품을 헝가리의 피아니스트인 치프라가 연주하는 음반입니다..
리스트를 이야기할 때.. 독특한 감흥의 터치로 헝가리를 들려주는 치프라를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리스트 스페셜리스트입니다..
헝가리 무곡 '차르다시' 특유의 빠르고 느림을.. 절묘하게 자신의 템포로..
그래서 슬픔과 흥겨움을 대비시키는.. 어리둥절케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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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르트 마주어(지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 1984년 녹음 / 필립스

헝가리적 독특한 치프라의 피아노 연주에 비해..
쿠르트 마주어의 관현악 연주는 표준적인 명연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가운데.. 관현악 특유의 화려한 색깔이 돋보이는 연주입니다..
무게 있는 분위기를 중심으로.. 빠름의 부분이 격렬해지기도 하는..
피아노 독주보다는..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음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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